언제 가면 될지 선자령설 화산행,

선자령은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과 강릉시 성산면의 경계에 걸쳐 있는 산으로 백두대간의 능선이 통과하는 곳이다.
해발 1157m 정상이 있는 산인데 선자산이 아닌 선자령이 됐는지는 관련 기록도 없는 미스터리다.

■동네 산으로 가는 것처럼 쉬운 코스지만 차갑고 매서운 바람에 대비해야

해발 1175m 높이의 고산이지만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840m)에서 등산을 시작하는 바람에 정상까지는 5km 정도에 불과하다.
게다가 경사도 완만해 마치 동네 산처럼 수월해 1000m급 산으로서는 다소 부끄러운 산행코스다.

어쨌든 선자령은 사계절 트레킹 장소로 사랑받는 곳이다.
특히 겨울에는 나무 한 그루 없는 완만한 능선이 눈밭으로 변해 최고의 눈꽃 산행지가 된다.
선자령의 겨울은 눈과 바람이 한 팀을 이뤄 펼쳐지는 콜라보의 극치라 할 수 있다.
이곳에 탁 트인 뷰와 풍력발전기가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주식회사

정상을 지나면 대관령 목장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바람길을 따라 풍력발전기가 줄지어 있다.
능선길의 등산로는 영하의 거센 바람을 막아줄 곳이 없어 따가운 북서 계절풍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그래서 마을 살림을 생각해서 가벼운 옷차림으로 오르다가는 자칫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이처럼 선자령은 목가적인 풍경 뒤에 야생의 발톱을 숨겼다.

■울릉도에 나란히 눈이 많은 지역, 특히 2~3월에 눈이 많이 와서

선자령은 울릉도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으로 꼽히는 영동과 영서 지역의 경계를 이루는 태백산맥에서 생기는 페연 현상 때문인데 특히 23월에 적설량이 많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산등성이에 눈이 없는 날이 많아 때를 잘 맞춰야 설원의 장관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눈이 적게 온 이유에 대해서는 새로 생긴 영동고속도로가 대관령을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소문만 무성하다.

선자령은 눈이 많이 오는 곳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눈이 쌓이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그래도 설원에 대한 기대를 안고 2월 어느 날 선자령을 찾았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것을 절감하는 산행이 됐다.
숲속 길에는 제법 많은 눈이 쌓여 있지만 능선에는 눈이 보이지 않았다.
능선길의 경우 오후 들어 주변에 쌓였던 눈이 녹아 홈이 패일 정도다.

정상 주변에서는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순간에도 손이 얼 정도로 찬바람이 세차게 부는데 눈이 쌓이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다.

선자령에 눈이 안 와도 전망 좋은 전망과 하얀 풍력발전기가 아쉽다.
등산객들은 풍력발전기를 배경으로 추억을 쌓는 데 열중한다.

바람과 눈의 으뜸인 선자령의 겨울산행에 눈이 떨어진 자리를 하얀 풍력발전기가 대신 해준다.
쉬익 하고 위협적으로 돌아가는 거대한 풍차군단이 능선을 따라 늘어서 있는 장면은 장관이다.

특히 정상 아래 초원지대와 대관령목장 쪽 산등성이마다 우뚝 솟은 풍력발전기가 탄성을 자아낸다.

자연을 훼손하는 거대한 인공구조물이라는 비난을 딛고 이제는 자연의 일부가 된 풍력발전기.선자령을 찾는 등산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낭만적인 풍경이 되었다.

기상관측소와 정상 사이의 새봉(1160m). 숲이 우거져서 눈이 많이 쌓였다.

‘눈만 켠 건데…’ 특이한 나무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대관령 옛 휴게소에서 정상을 거쳐 하산하는데 총 소요시간은 4시간 남짓이다.
”선자령에 눈이 쌓였을까?” 망설이지 말고 먼저 떠나자.다행히 만주의 들판을 연상하듯 하얀 설원을 만났다면 다행이고, 눈이 없어도 하얀 풍력발전기가 또 다른 눈꽃이 돼 환영해주기 때문이다.

■4시간 코스 원점회귀 등산

오른쪽 길은 기상관측소정상 능선 코스, 왼쪽 길은 양떼목장 옆풍해조림지와 계곡 코스.☞선자령 등산코스는 옛 대관령휴게소 옆 대관령기상관측소를 거쳐 KT기지국항공무선표시소세봉선자령 정상으로 가는 백두대간 코스와 기상관측소로 가기 전 안내표지판이 있는 두 길에서 왼쪽으로 양떼목장 골목풍해조림지샘터선자령 정상으로 가는 두 코스가 있다.
기상관측소 코스는 능선 등반의 묘미가 있고 양떼목장 옆 길은 숲과 계곡이 장점이므로 기상관측소에 올랐다면 하산은 양떼목장 쪽으로 가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