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후

오랜만에 하루종일 비가 안왔다.
오늘은 총 16번의 항암치료 중 15번째 치료를 받는 날이다.
8월 4일 CT 촬영을 하고 다시 찾은 암병원.비가 오나? 휴가철이라 그런가?이른 시간이라서 그런가?한산한 암병동, 항상 이렇게 건강했으면 좋겠다.

암병원

암병원이란 병동을 처음 찾았을 때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다.
하필이면 왜 나라는 생각이 눈물을 자아냈을까.. 어느덧 이 길도 5개월을 넘어 6개월째를 다니는 보기에도 의연해지고 익숙해졌다.

지하 일층 암병원

아침 일찍 서두른 이유다.
채혈검사를 받기 위해서… 오늘은 2곳의 채혈을 하는데 종양내과와 유방센터외과 쪽이다.
각기 다른 혈액검사를 하고 있지만 유방센터외과의 경우 수술을 앞둔 검사여서 비용이 종양내과보다 비싼 것 같았다.

채혈검사 진료비 내용

총 4개의 채혈이 있고 1개는 아직 팔에서 나와있다^^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묻자마자 이렇게 놓아준다.
혈관이 딱딱해지면서 채혈할 곳을 한참이나 찾아야 시작할 수 있었다.
조금만 더 힘을 내 보자 내 팔에 응원을 보내 보겠다.

채혈 검사

채혈이 끝나면 알코올 솜으로 꾹 누르듯 5분을 강조한다.
팔의 혈관이 딱딱하게 축소되는 현상이 일어나는 바람에 움푹 패여 버렸다.
그래도 그 자리를 잘 찾아 채혈을 하는.

채혈 검사 후

이 순간 채혈을 위해 5시 반에 일어나 씻고 준비하고 출근하라고 와 채혈을 했는데 어느새 8시가 되기 전에 9시 15분 김태용 교수와의 면담까지 아직 1시간 넘게 남았다.
병동은 아직 사람이 적어서 좋기는 하다.
창밖으로 흐린 날 창경궁의 모습도 멋지다.

흐린 날의 창경궁의 모습

기다리는 동안 외래 도착 접수기에서 접수를 시작한다.
접수를 하면 종양내과 당일 접수번호가 출력된다.
이 역시 주민번호, 환자번호, 앱카드, 환자증 등으로 접수하고 있다.
접수 후에는 당일 키와 몸무게를 재고 기록을 남겨두어야 한다.
교수는 엄격한 항암 치료 중 드라마틱한 다엽이 되느냐고 묻자 크게 웃어서 큰일이라고 답했다.
역시 지나고 보면 항암치료는 체력싸움 같다.
절대 다엽이 아니라 건강을 잘 챙겼으면 좋겠다.

외래 도착 접수기

마치 텅 빈 종양내과 같다.
그러나 20분이 지나자 이 병동은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환자와 보호자들로 만원을 이뤘다는 사실, 볼 때마다 적응하지 못하는 풍경이다.

한산한 종양내과 센터

앗, 2시다.
어느새 들어와서 줄 서서 접수를 기다리신다.
그래도 나는 늘 머리를 싸매고 있다.

낮 병동 오후 2시 입장을 기다리는 모습

오늘은 2호실이다.
제일 마지막에 입실했다가 어느새 주무시는 분도 계셔.코골이… 후후 오늘도 잠을 설쳤네그곳에서 바라본 병원 풍경이다.

병원 풍경

역시 낮병동에서도 혈관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되고 말았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가 여기저기 눌러줘 간신히 찾았는데 콤터를 할 수 있게 해준다더니 결국 주사만 맞았더니 힘이 들어간 듯 혈관이 저려와 금방 지워버렸다.

항암 주사 개시

AC 4회가 끝나고 Paclitaxal 12회째를 맞는 최근의 주의사항을 알려 주셨는데, 현기증, 두근거림, 호흡곤란, 얼굴&손 붓기, 탈모증상, 근육통, 관절통, 손발 저림, 감각저하 백혈구 수치 감소, 피부착색, 손발톱 변화, 구내염, 피부발진, 가려움증 등 여러 가지를 말씀하셨다.
제모는 ac시에 이미 시작됐고 사실 파크리타슬 때는 오히려 머리카락이 나기 시작했다.
현기증은 식욕이 없어 잘 먹지 못했을 때 간혹 나타났지만 심하지는 않았다.
가슴 두근거림, 호흡곤란, 얼굴, 손의 붓기는 없었지만 손은 운동을 한 뒤 부어 잠시 후 가라앉았다.
백혈구 수치의 경우 2주일 전 수치가 4300으로 정상이었지만 오늘 수치는 2930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2000이 아닌 경우니까 괜찮다고 했다.
가장 심한 증상은 손발톱 색깔 변화, 그리고 손발톱 통증이다.
망치로 계속 두드리는 느낌이라야 옳은 표현이다.
오늘 면담 때 문의했더니 항암제가 끝난 지 한두 달이면 좋아진다고 하니 참으래요.변비의 경우는 하루 만보를 꼭 채워야 잠이 든 내게는 없었다.
그러니까 어느정도 운동은 꼭 하는게 좋다고 생각해.

빠쿠리타세루

파크리탁셀 주사를 투약한 뒤 식염주 투약을 약 1시간 정도 한다.
박리택셀은 느린 편이지만, 7시 30분까지 남은 시간은 박리택셀이다.

파쿠리 태슬과 식염수

투약이 끝나면 알코올 솜으로 5분 이상 지혈하라고 하는데 오늘은 테이프로 묶어준다.
손으로 안 누르니까 편하네후후후

항암 투약 후 지혈 중

항암치료를 마치고 남편은 주차장에서 차를 빼러 가고 나는 자연풍을 느낀다.
이게 오랜만에 보는 비 없는 하늘이야 아, 이제 비님 보고싶지 않아참나…

단지를 열고 하늘을 보다

집에 오니 주사 맞은 데가 아파.아마 노트북으로 웬만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항암도 이유가 되겠지 간호사님 말씀대로 냉찜질은 필수.. 그럼 더 시원하고 아프지 않을 것 같아서 아프지 않아..

▲항암 치료 후 냉찜질=서울대 암병원 낮 병동은 오전 8시와 오후 2시에 각각 입원할 수 있다.
2주에 한 번씩 채혈을 해 항암투약이 가능한지 점검하고 상담을 한 뒤 입원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오늘도 채혈검사로 주병동 상담이 이뤄졌다.
백혈구 수치가 2930대라 걱정했지만 다행히 항암 치료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돼 감사와 감사의 날이었다.
수술 날짜를 정해 놓고 미루면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