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과 부엌을 같이 쓰는 셋방살이를 하던 시절…. 아침부터 어른 집 신발에 물을 흘렸다는 이유로 우리는 집에서 쫓겨났다.
이삿짐과 함께 세 살배기 형을 리어카에 태우고 겨우 100일이 지난 나를 등에 업고 이사하는 날에는 함박눈이 내렸다고 한다.
추운 겨울의 함박눈은 누군가에겐 로맨틱할지 몰라도 없는 사람들에게는 슬픈 날씨라고…
길이 미끄럽고 춥기 때문에 어떻게든 내 집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꾹 다 들었다는 엄마는 이날을 계기로 내 집 마련에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 때가 1973년 겨울이었다
1년마다 이사를 다니면서 빚을 갚아나갔던 몸텍에서 요즘 보면 쉐어하우스… 지상권에 투자하는 딱지 투자… 그린벨트 토지 투자… 오피스텔 월세 받기….. 등등…
엄마가 걸어온 부동산 투자와 방문의 시간… 나에게 남기고 싶은 교훈… 후회하는 일….. 매일은 못하지만 가끔 엄마와 이야기하면서 기억을 더듬기도 하고 녹음도 하고 기록하기도 한다.
은행 이자가 24%까지 나왔기 때문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없던 1970년대에 어머니는 쓰러져 가는 낡은 집에 들어가 살면서 직접 돌아오는 수리를 해서 팔고 다시 낡은 집을 사서 이사 와서 다 팔고…이렇게 1년에 한 번씩 이사를 가서 빚을 갚았다.
어머니는 늘 역사는 돌고 돈다고 했다.
어머니의 부동산 투자를 기록하고 그림이 바뀌었을 뿐 부동산 투자 스타일은 계속 돌고 있다.
느끼고 있다
회사에 들어오면 몇 달을 못 견뎌 나가시는 아버지는 실업자로 사시는 날이 더 많았고 어머니의 피눈물이 흐르는 재테크는 결국 아버지 때문에 다 망해서 강원도 시골에 내려가 혼자 사는 어머니는… 당신은 실패한 인생이라고 생각해.
평생 고생하며 살아온 보람과 결과를 모두 잃어버려 가슴속에 깊은 원한을 품고 계신 어머니…
어느날 문득… 엄마가 이 세상에 없는 날이 오겠지.그러면 겁이 나고 앙심을 품고 돌아갈 생각을 하니 견딜 수가 없었다.
돌아가시기 전에 조금이라도 어머니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어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머니의 발자취 역사를 기록해야 한다고 시작했다.
나는 스스로 내 집을 마련하여 현재의 자산을 모았다.
그리 많은 부자는 아니지만 돈을 걱정하며 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어머니의 발길 교훈 덕분이다
엄마의 발 경험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된 것처럼 딸에게…. 내 주위에도… 분명 도움이 될 거야
어머니는 그 힘의 위대함을 잘 모르지만, 어머니의 노력을 기록해 당신이 절대로 실패한 삶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끝까지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고 가끔은 소심해지는 날도 있어서 여기에 나의 다짐을 남기고 힘을 내본다.